한미 관세 협상 돌파구 ‘마스가(MASGA)’ 프로젝트, 그림 한 장이 만든 기적

작성자 : 픽틈 경제·산업팀 |

“미국을 설득하려면 복잡한 설명보다 직관적인 그림 한 장이 필요하다.” 이번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의 숨은 주역으로 꼽히는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구호 ‘MAGA’를 본떠 조선 협력 비전을 담은 맞춤형 메시지를 제시했고, 이는 협상 분위기를 바꾸는 결정적 카드가 됐다.

트럼프 맞춤형 슬로건 ‘마스가’의 탄생

산업부 실무진은 협상 테이블에 올릴 핵심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 구호를 검토했다. ‘코러스 파트너십(KORUS Partner-Ship)’ 같은 후보도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익숙한 ‘MAGA’ 구호를 변형한 ‘마스가’가 최종 선택됐다. 이는 미국 측의 공감을 얻기 위한 전략적 네이밍이었다.

협력 사업에는 조선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쉽빌딩 마스터 아카데미(Shipbuilding Master Academy)’도 포함됐다. 모든 명칭은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으로 다가오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식탁보에 싸 옮긴 ‘마스가 패널’

미국 측을 설득한 결정적 장면은 바로 ‘마스가 패널’이었다. 한국과 미국 지도 위에 조선소, 생산 거점, 향후 투자 계획을 다이어그램과 수치로 정리한 그림은 협상장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협상팀은 패널이 사전에 유출되지 않도록 호텔에서 식탁보를 빌려 패널을 감쌌고, 조심스럽게 협상장으로 옮겼다. 천을 벗기자마자 미국 측 장관의 시선이 집중됐으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그레이트 아이디어(Great Idea)라는 반응을 보였다.

7차례 협상, 2만5천km의 여정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주일 동안 7차례 협상을 이어가며 워싱턴 DC, 뉴욕, 스코틀랜드를 오갔다. 총 2만5천㎞를 이동하며 긴박한 협상에 매진했고, 뉴욕 자택으로 초청된 2차 협상에서는 양측 간 신뢰가 더욱 강화됐다.

김 장관은 자신의 SNS에 협상 과정 뒷이야기와 함께 협상팀이 도시락을 먹으며 회의를 이어가는 모습, 호텔에서 준비하는 장면 등을 공개했다. 그는 “5천200만 국민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한 장의 그림으로 시작된 ‘마스가 프로젝트’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내며 한미 경제 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