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당연히 한국에서 뛰지” 옌스 카스트로프, 태극전사 선택의 배경
작성자 : 픽틈 스포츠이슈팀 | 작성일 : 8월 26일
한국 축구 대표팀에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 소속의 옌스 카스트로프(22)가 9월 A매치 명단에 합류하며, 최초의 외국 태생 혼혈 태극전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선택 뒤에는 한국인 어머니 안수연 씨의 강한 뿌리 의식과 옌스의 흔들림 없는 결심이 있었다.
■ 어머니의 감격 “한평생 원했던 꿈 이룬 기분”
안수연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옌스가 한국 대표팀에 뽑혔다니 너무 자랑스럽고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제가 한평생 원했던 꿈을 아들이 이뤄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들에게 “네가 열심히 해서 얻은 결과다. 이제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라”고 조언했고, 옌스는 근육 이모티콘으로 답하며 기쁨을 드러냈다.
■ 독일에서 자라난 한국인의 아들
1966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안 씨는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낯선 땅에서 무시와 차별을 경험했지만, 오히려 “한국이 최고”라며 뿌리 의식을 더욱 강하게 심어갔다. 그는 “엄마가 한국인으로 살았기에 옌스도 한국 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옌스는 독일에서 태어나 자랐고,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뉘른베르크 1군에서 4시즌 동안 활약했고, 올해 묀헨글라트바흐와 4년 계약을 맺고 분데스리가 1부 무대에 데뷔했다.
■ “엄마 난 당연히 한국에서 뛰지”
안 씨는 옌스의 이중 국적 신청 직전 마지막으로 물었다. “‘독일에서 뛰는 게 더 편할 수도 있는데, 마지막으로 잘 생각해봐라’라고 했더니 망설임도 없이 ‘엄마 난 당연히 한국에서 뛰지’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괜히 나 때문에 한국을 선택한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아들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 부족했던 한국어, 이제는 열공 중
형과 동생과 달리 한국어 습득이 늦었던 옌스는 현재 개인 지도를 받으며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안 씨는 “아들이 스스로 수업 일정을 잡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운동만 하며 자라서 가끔은 ‘엄마 난 왜 멍청하지?’ 하고 투정도 부린다”고 웃음을 보였다.
■ 밝은 성격, 그리고 기대되는 대표팀 활약
옌스는 투지와 활동량을 겸비한 멀티플레이어로 평가받는다. 홍명보 감독 역시 그의 의지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대표팀 합류를 결정했다. 안 씨는 “아들이 어디서든 사랑받는 스타일이라 큰 걱정은 없다”며 “대표팀에서 꼭 제 실력을 발휘해 한국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옌스 카스트로프의 등장은 단순한 선수 합류를 넘어, 한국 축구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