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비디아 포옹, ‘AI 반도체 동맹’의 서막…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성과

작성자 : 픽틈 경제·산업팀 | 작성일 : 8월 26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직후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정치·외교를 넘어선 기업 주도의 기술 동맹을 알렸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교류, 한국 4대 그룹 총수와 글로벌 빅테크·투자 리더들의 집결은 ‘AI 반도체 동맹’이 현실화되는 순간으로 평가된다.

이재용-젠슨 황 포옹, 협력의 상징

가장 주목받은 장면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포옹이었다. 25일(현지시간) 윌러드 호텔 리셉션에서 두 사람은 반갑게 포옹하며 재회를 기념했고, 현장에서는 “AI 반도체 동맹의 상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황 CEO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도 긴 대화를 나누며 협력 범위를 넓혔다.

삼성과 엔비디아, 이해관계 맞물려

삼성은 차세대 HBM(고대역폭 메모리)2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 중이고, 엔비디아는 GPU 기반으로 AI 서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업계는 두 회사의 협력이 △AI 서버용 HBM3E·HBM4 공급 △GPU·CPU 최적화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메모리 공급망 안정성이 절실한 엔비디아,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동시에 제공 가능한 삼성이 자연스럽게 접점을 찾고 있는 셈이다.

한미 기업인·테크 리더 총집결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회장 외에도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한국 주요 그룹 총수가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공동회장, 게리 딕커슨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CEO, 팔머 러키 안두릴 창업자, 제이슨 권 오픈AI CSO, 사미르 사맛 구글 사장 등 글로벌 리더 21명이 함께했다.

AI·반도체부터 조선·원전까지

논의 주제는 반도체·AI·바이오에서 조선·원전·방산·배터리까지 폭넓게 다뤄졌다. AI 시대의 전력 수급 문제, 우주·방산 협력, 바이오 공동 연구개발(R&D)까지 의제가 확대됐다. 특히 미국 정부가 조선업 재건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은 ‘최적의 파트너’로 평가됐다.

“제조업의 새로운 황금시대 열 것”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1500억달러(약 209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AI·반도체·바이오에서 조선·원자력까지 함께한다면 제조업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한미 정상외교의 연장선에서 개최됐지만, 실질적 주도권은 기업이 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미 동맹은 이제 정치·안보를 넘어 첨단산업과 공급망 중심의 기술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