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분기 GDP 3.0% 성장…관세 효과 속 숨은 경기 둔화 신호

미국 경제가 2025년 2분기 들어 전분기 역성장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성장이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에 불과할 수 있으며,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약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2분기 GDP 3.0% 반등, 전망치 상회

미 상무부는 7월 30일(현지시간)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3.0%(전기 대비 연율)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 전망치 2.3%를 웃도는 수치이며, 지난해 3분기(3.1%)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앞서 1분기에는 0.5% 역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관세 부과를 앞둔 수입 급증이 성장률을 끌어내린 영향이었다. 반대로 2분기에는 수입이 급감하며 순수출 효과가 크게 작용, 성장률이 반등했다.

소비는 늘고, 투자는 급감

미국 경기의 버팀목인 개인소비는 2분기 1.4% 증가하며 GDP 성장에 기여했다. 이는 고용 호조와 무역협상 낙관론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 덕분이라는 평가다.

반면 민간투자는 15.6% 급감했다. 1분기 관세 시행 전 ‘선제적 투자’가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장기화되는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비주택 투자는 10.3%에서 1.9%로 둔화했고, 주택투자는 -4.6%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순수출 효과, 성장률 견인

2분기 순수출 기여도는 4.99%포인트에 달했다. 수출이 1.8%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무려 30.3% 줄면서 전체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는 관세 정책이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부양’한 효과를 낸 셈이다.

정부지출·재고투자도 부정적 영향

정부지출은 0.4% 증가에 그쳤다. 지방정부 지출이 3.0% 늘었지만, 연방정부 지출이 3.7% 줄며 발목을 잡았다. 특히 국방비를 제외한 연방정부 지출이 11.2% 급감하며 구조조정 여파가 두드러졌다.

재고투자 역시 성장률에 -3.17%포인트 기여해 오히려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1분기 기업들의 재고 선확보 효과가 사라지며 나타난 결과다.

숨은 둔화 신호…민간지출 증가율 둔화

실질 경기 수요를 보여주는 민간지출 증가율은 1.2%에 그쳤다. 이는 2022년 4분기(0.6%) 이후 최저 수준이며, 지난해 3분기 3.4% → 4분기 2.9% → 올해 1분기 1.9%로 이어지는 둔화 추세의 연장선상이다.

이는 관세 정책의 일시적 효과를 제외할 경우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월가 일부에서는 관세발(發) 물가 상승이 소비자의 실질소득을 줄이고, 기업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향후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픽틈 경제·산업팀 | 작성일 : 7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