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 올 시즌 끝으로 은퇴…삼성 등번호 21번 영구결번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3)이 유니폼을 벗는다. 삼성 구단은 6일 “오승환이 구단주와 면담을 통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하며, 그의 등번호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야구 최고 마무리, 영광의 커리어
오승환은 2005년 삼성에 입단해 곧바로 주전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신인 시절 10승 1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을 기록하며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이후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로 활약하며 통산 427세이브를 쌓았다.
2014년 일본 한신 타이거스에 진출해 2년간 80세이브를 기록, 클라이맥스 시리즈 MVP에도 올랐고, 2016년에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하며 한국인 최초로 한·미·일 프로야구 세이브를 모두 달성했다. 한·미·일 통산 세이브는 무려 549개로 아시아 야구사의 금자탑을 세웠다.
‘돌직구’의 상징, 기록의 사나이
오승환의 직구는 한국 야구 팬들에게 ‘돌직구’라는 신조어를 남겼다. 최고령 세이브(만 42세 42일), 최소 경기 100·200세이브 등 KBO리그 각종 최단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표팀에서도 2006 WBC 3위,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등 한국 야구 전성기의 중심에 섰다.
은퇴 투어와 새로운 도전
삼성은 KBO와 협의해 은퇴 투어를 진행하고, 시즌 말미에 은퇴 경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오승환이 원할 경우 해외 코치 연수를 지원해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승환은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다양한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어 행복했다”며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은퇴 후에도 그 마음 잊지 않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는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을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어 구단 네 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하며, 그의 이름을 영원히 구단 역사에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