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5조 자본 확충…3조원은 ‘이자 부담’, 연 1500억 예상
SK이노베이션이 총 5조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중 약 3조 원은 이자나 프리미엄이 붙는 구조로 설계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간 약 1,500억 원 수준의 금융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상증자·영구채·PRS 포함한 자본 확충
지난 7월 30일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들과 함께 ▲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2조 원 ▲ 영구채(신종자본증권) 7,000억 원 ▲ SK온 유상증자 2조 원 ▲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유상증자 3,000억 원 등 총 5조 원 규모의 자본 확충 계획을 밝혔다. 이는 순차입금 축소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조치다.
이 중 3조 원 규모에 대해서는 이자가 발생한다. 일반적인 유상증자에는 이자가 붙지 않지만, 이번 증자에는 주가수익스왑(PRS·Price Return Swap) 조건이 포함됐다. PRS는 주가 변동에 따라 이익 또는 손실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IET가 증자 참여 기관에 프리미엄을 지급할 수 있는 구조다.
연간 1,150억~1,500억 원 비용 추산
SK이노베이션은 SK 및 복수의 투자기관과 PRS 계약을 체결했으며, SKIET 역시 재무적 투자자(FI) 3곳과 PRS를 맺었다. PRS 만기는 2028년 7월까지다. 구체적인 프리미엄 수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연 5% 수준을 가정할 경우 약 1,150억 원의 이자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이 발행한 영구채 3,000억 원은 표면 이자율 5.036%로 확정됐다. 만기는 2055년 8월 4일이며, 발행 5년 후 콜옵션을 행사해 상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수기관 투자자들은 최소 5년간 연 5%의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보장받게 된다.
회사 측 “PRS 통해 업사이드 가능성”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구조가 단순한 비용 부담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기락 재무기획실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정확한 프리미엄은 공개할 수 없지만 통상적인 수준”이라며 “PRS 만기 시점에 업사이드가 발생할 경우 영업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경우 SK이노베이션과 SKIET는 PRS 구조를 통해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PRS 만기 시점에서 별도의 상환 의무는 없으며, 투자자가 외부에서 매각하거나 연장을 협의할 수도 있다.
재무건전성 강화와 비용 부담 사이 균형
업계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이 단기적으로 금융 비용을 부담하게 되지만,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전기차 배터리·에너지 사업에 안정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한다.
픽틈 경제·산업팀 | 작성일 : 8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