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팁도 다 달라” 파리 식당의 외국인 차별 실태…현지 언론 잠입 취재 폭로
프랑스 파리의 유명 관광지 인근 식당들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차별적 가격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7월 23일(현지시간), 외국인 관광객으로 위장한 기자가 파리 식당가의 바가지 요금 실태를 잠입 취재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외국인은 콜라도 비싸다?…최대 50% 가격 차이
르파리지앵 기자는 에펠탑 셔츠, 야구모자, 미국식 억양까지 갖춰 미국인 관광객으로 분장한 뒤, 진짜 파리 시민과 함께 관광지 인근 식당에 입장했습니다. 같은 라자냐를 주문했지만 음료 가격에서부터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 프랑스인: 캔 콜라(6.5유로) + 무료 물 제공
- ‘가짜 미국인’: 콜라는 소형 선택 불가 → 0.5L 캔(9.5유로) + 물은 유료 병 생수(6유로) 강매
이에 대해 일부 미국 관광객들은 “프랑스 식당은 항상 물값을 따로 내야 하는 줄 알았다”며 “병 생수만 제공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팁도 강제…카드 결제 시 몰래 인상
같은 식당에서 프랑스인에게는 이미 10%의 법정 서비스 요금이 포함된 명세서가 제공됐지만, 외국인에게는 “팁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별도 요청이 있었습니다.
특히 해당 기자가 카드 결제 시 10%의 팁을 입력했음에도, 웨이터가 이를 15%로 무단 수정한 사실이 추후 확인되며 충격을 더했습니다.
값싼 와인, 비싼 가격에 판매
이번 취재는 지난달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당시에는 소믈리에가 관광객으로 위장해 9유로짜리 샤블리를 주문했지만, 실제로는 5유로짜리 소비뇽 블랑이 제공됐고 계산서에는 9유로로 청구됐습니다.
전문가 “사실상 약자 착취”…프랑스 당국 반응은?
경제 전문가 마르크 마지에르는 “관광객의 피로와 언어 장벽을 이용한 착취 행위”라며 “이건 낮도깨비 소매치기나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프랑스 호텔·레스토랑협회(GHR)는 이 보도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대변인 프랑크 트루에는 “프랑스에서 수돗물과 빵은 무료고, 병 생수는 소비자가 거절할 수 있으며, 팁은 자율적인 것”이라며 “업계 전체를 모욕하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행자 주의 필요…권리 알고 거절해야
프랑스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물과 빵은 요청 시 무료 제공 가능
- 팁은 의무가 아님. 서비스 요금 포함 여부 확인 필요
- 와인 등 음료는 실제 제공 상품과 청구 가격 일치 확인
파리 시와 프랑스 관광청은 이번 보도와 관련한 진상 조사를 검토 중이며, 장기적인 관광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